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 아이가 말이 늦어도 별 문제 없는 것일까?
아기들은 하루 6시간 이상의 일상 대화에 노출되면 특별히 언어 교육을 하지 않아도 모국어를 잘 배울 수 있습니다. 일상 대화를 충분히 듣고 자라게 되면 대략 18개월이 되었을 때 두 단어를 연결해서 말을 하기 시작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만약 두 돌이 되었는데도 두 단어 이상을 연결해서 말을 하지 못 하면 어딘가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소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겠죠. 간혹 말이 늦는 이유를 설소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하는 부모님들도 계신데 설소대는 언어 발달과 무관합니다.
아이가 말이 늦더라도 때가 되면 다 하게 되어 있다고 이야기하는 옛 어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예전과 같은 대가족 환경에서는 아이들이 일상 대화에 노출되는 시간이 충분하다 못해 넘쳤기 때문에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다르죠. 아이가 말이 늦다면 일상 대화 노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되짚어 보셔야 합니다. 대화 노출이 부족한 아이들을 언젠가는 말을 잘 하겠지 라고 무작정 기다리면 언어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쳐 버리게 됩니다.
엄마가 혼자 아이를 보살피면서 말을 걸어주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있습니다. 어른들의 대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가 말이 늦은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되도록 많은 대화에 노출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상적으로 언어가 발달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말이 늦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라디오나 TV에서 나오는 대화도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직접적인 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나타나는 입술의 모양, 표정, 손짓 등의 상호 작용도 함께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 또래 아이들과 대화를 할 기회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말이 늘 수는 있지만 어른들과의 대화 기회는 적어서 논리 체계 발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말이 늦은 아이에 대해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낙관적으로만 생각해서도 안되겠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현대 사회는 과거 대가족 환경과 다르게 어른들의 일상 대화가 거의 없는 환경이어서 언어 발달이 늦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정리하자면,
두 돌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두 단어의 연결이 안 된다면 소아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도 좋고 우리 아이의 일상 대화 노출 시간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어른들 간의 일상 대화입니다.